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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하영이

유보배 2010. 11. 22. 20:22

 

 

 

 

 

  

 

 

 

 

 

 

 

 

자식자랑하는 사람은 팔불출이라고 하지만

요렇게 이쁜강아지가 세상에 또 있을까

 

전에 내마음속에는 가족관계에 있어서

당연히 부부중심의 삶을 살아야 하고

자식은 너무 위해서도 안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였던 것 같다.

그래서 무엇을  해도 남편보다는 자식에게 더 많이 기울고

또 모든것을 자식에게 맞추어 사는 사람을 보면

이상하고 조금 이해가 잘 안되는 편이였다.

 

그런 내가 하영이를 낳은 후로는 잠도 함께 자고 어디를 가도 무엇을 해도  함께한다.

하영이표현으로는 엄마자석, 아기자석이기 때문에 떨어질수가 없댄다.

 

첫째  주연이는  딸이지만 여자스러운 애교보다는 듬직하고..

아니 듬직이 지나쳐(?) 약간은 무뚝뚝하고 싹싹함이 없는편이다.

친구집에 갔을때나 전화를 했을때 엄~마? 하고 뒷끝을 살짝 올려부르는 자식들을 볼때

난 언제 저렇게 다정한 딸의 목소리를 들어볼까..하고 부러워 하곤 했다.

 

내마음을 아신 하나님의 선물일까

우리집에 있어 하영이의 존재는 완전 기쁨조요 귀염둥이다.

하루종일 얼마나 참새처럼 조잘거리며 깔깔거리는지 아빠도 언니도 그명랑함과 애교에 홀딱 넘어간다

 

말이없고 무뚝뚝한 사람일수록 상대편은 다정하고 재미있고 밝은사람이기를 더 원하는것 같아 얄궂다.

여행을 떠나도 반짝거리며 즐거워하는 하영이때문에 가족들의 기분은 한층 더 업 된다.

내가 이야기할때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호응잘해 더 신나게 해주고 자기가 말할때도 다양한표정과

앙증맞은 목소리로 작은입을 오물거리며 엄마인 나를 무아지경으로  빨려들게 만든다.

 

생김새,성격,식성까지도 주연이는 남편을 많이 닮았고 하영이는 엄마인 나를 닮았다

얼굴에서부터 손가락,발가락 길쭉한것까지 ..다리사이에 이불이나쿠션을 끼고 자는 잠버릇도 똑같아

참 신기하다.

 

주연이가 자기를 많이 닮아서일까?  왜 자식은 꼭 아빠를 닮아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남편은 하영의 모습속에 자기가 없다며 내심 섭섭해 하는 눈치이다.

젊어서는 주연이가 남편 닮은것에 대단히 만족했지만 나이를 먹어서일까 ..하영의 모습속에서 나를

보는것도 재미있고 절묘하다.

 

그래서인지 하영이와 나는 이심전심 마음도 잘맞고 취향도 비슷한다.

백화점구경하기,운동하기,책보기,여기저기 돌아다니기 등등...

우스운 이야기지만 백화점이나 할인점 시식코너에서 그물건을 사지않는 이상

절대먹지 않는 주연이와는 달리 평소 먹을것에 별로 관심이 없는

하영이는 오히려 시식코너에 주는 음식물은 더 관심있어 하고

잘 받아먹는다.

 

하영이를 임신했을때 우리나이가 있으니  일주일이나 눈치를 주며 은근한 압력을 넣어 나를 섭섭하게 했던 남편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간절하게도 하영이의 관심과 사랑을 끌려고 노력한다.

하루에도 몇번씩 하영이의 귀여운 목소리를 들으려 전화하고(너무 자주해 귀찮아 할때도 많은데)

하영이를 바라보는 눈빛은 사랑에 막 빠진 연인의 친철이 철철넘치는 은근하고도

부드러운 핑크빛무드이다.

심지어 자동차운행중에도 뒤에앉은 하영이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파

연신 거울을 조정하며 늦둥이 딸을 바라본다.

 

아빠 출근시에는 천사같이 환한얼굴로 안녕히다녀오시라고 뽀뽀해주며 배웅해주고 집에 돌아올때면

자동차키 삑ㅡ하는 소리만 들어도 아빠다! 소리지르며 현관까지막 달려가(언니가 먼저 갈까봐)

빠르게도  찰싹안긴다.

 

그뿐인가 아내인 나도 잘 잊어버리고 안 챙겨주는 자기아빠 비타민,영양제식품은 물론 홍삼액까지도

고사리같은 손으로 손수 남편입에까지 배달(?)하는 효녀딸이다.

 

내가 피곤하여 좀  주물러 달라하면  시원하게 안마해주면서도 얼마줄거야? 왜 맨날 아프대.

나도 피곤하단말야 하며 타박하는 큰딸과는 달리 조금만 어디 아프다고 말만해도 내가,내가하며

주물러주고 넘어지면서도 밟아주고 (언니 무지하게 의식함) 

엄마 약먹어라~ ,엄마 약바르라며 이약 저약 꺼내온다.

아...정말 나를 생각해주는 그 다정한 마음에 늦둥이 낳은 보람느낀다.

 

만3세가 아직 안된 아기치고는 언어구사에 있어서만은 창의력,상상력,어휘력이 뛰어나다.

평상시 대화속에서도 재치있는말과 다양한 표현을 하며  이야기를 좋아해 세계명작시리즈,전래동화,

성경동화,아빠가 만든 호랑이이야기등 각종 시리즈가 아주 풍부하다.

 

또한 사람들 앞에서 성경구절을 줄줄 암송해 자기이름답게(?) 하나님께 영광도 돌린다.

분홍색을 좋아하고 공주병이 있는 하영이는 디즈니공주시리즈를 특히 좋아해

늘 자기머리를 풀고 손으로 우아하게 넘기면서(곱슬머리라 풀으면 정신하나없고 희한함)

거울을 보며 대단히 만족한 얼굴로 자신을 동화속 인어공주라 하여 우리를 웃긴다. 

 

반면 숫자에는 어찌 그리도 약한지....

1,2,3 ~ 10을 아무리 가르쳐 주어도 매일 헷갈린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하영이의 특성을 살려 숫자에 의미를 붙여

아빠가 좋아하는1, 엄마가 좋아하는 2, 언니가 좋아하는 3 하며 가르치니 이제 그것은 완전하다.

하영이가 좋아하는 숫자는6

그런데 어느날 달력속의 9자를 보며 자신있게 하는말

엄마~ 내가 좋아하는 6 이 여기있지?

띠요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