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기도

10년 전... 새벽기도 이야기

유보배 2010. 11. 20. 10:01

 

 

보통 밤 12시가 넘어 잠자리에 드는 날이면

내일 새벽기도를 갈 것인가? 말 것인가?

때문에 많은 갈등을 겪습니다.


그래서 알람을 해놓은 핸드폰을

켰다 껐다 하며

몇 번씩 변덕을 부립니당.

 

어젯밤에도 가족들 모임이 늦어져 늦게 잠자리에 들자

세이레 새벽기도는 가능한 안 빠지겠다는

다짐은 다 어디로 가버리고 ...ㅜㅜ


월요일 저녁 때 천지창조 연습 때 

어차피 교회에 갈 거니까 뭐~

라는 핑계가 슬며시 들지 뭐여요.


그래도 양심상 알람은 끄지 않고 잠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이 깨워 주시면 가겠습니다

인도해주소서...

 


새벽4시30분

뚜뚜뚜뚜..하는 알람 소리에 깨어

비틀거리며 욕실로 가던 나는 곤히 자는 가족들을 보며


피곤하고 졸려서 다시 자고 싶다는 마음과

우리가족 대표선수로 주님의 말씀을 들으러 새벽기도를 가야한다는

두 마음 사이에서 마구 고민하다가


 씩씩하게 현관문을 밀치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시합중인 남편 송집사가 차를 안 가지고 와서

교회까지 걸어가야 했어요.


몸이 정말 피곤했기에 평소에는

 운동삼아 걷던 길이지만

오늘은 정말 아무 차라도 타고 가고 싶은 마음이였어요.

 


언덕을 조금 내려가다 먼저 나선 백집사님과

만나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웬 차가 저희옆에 서는 것이였습니다.


이 새벽에 누굴까?

하고 쳐다보니

김권사님이 운전하시는 교회 봉고차였어요.

 


저희를 보고 세워주신 권사님께 감사를 드리며

먼저 타계신 집사님,권사님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편하게 교회앞에 와서 내리려고 하는데


와우~~이게 웬일입니까?

 2층 주차장을 향해 가던 봉고 버스가

휘~익! 하고 단숨에 교회 앞마당까지 올라오는 게 아니겠어요


피곤해서 걸어가기 싫었던 내 마음을 어찌 아시고

교회버스를 이용해 짜잔~

본당 내자리까지 데려다주신 자상하신 주님.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로니 한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요한복음 12장 24절)

 

영혼구원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희생" 이라는 목사님의 말씀.


여러분은 사랑하는 남편과 자식을 위해

혹은 친구와 이웃을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을 하셨습니까?


그 말씀을 듣게 하시려고

 교회버스까지 이용해

아주 편하게 새벽기도에 데려오신 사랑의 주님!

 


우리를 위해서 아무 조건없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님의 그 숭고한 희생


그 사랑으로 오늘 하루는 아주 넉넉할 것 같아요.

남편과 주연이에게도

더 많은 친절로 서비스를 할 것 같고요


기도로 품은 태신자들에게도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쏟고

만나는 이웃들에게도 친절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죠?

비가 많이 오는 날,

바람이 불고 추운 날

눈이 많이 오는 날.

마음 낙심한 일로 가기 싫은 날.

유난히 헤메다가 잠자리의 유혹을 물리치고 간 날 등


어려움 속에서 주님을 만나러 간 날은

어째서 은혜와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두 배로 풍성히 주시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