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야간 산책을 하며 /사랑하는 정훈이와 엄마생각

유보배 2013. 6. 3. 16:13

큰오빠 부부를 기다리며 동네 산책에 나섭니다

첫번 장소는 아파트 앞 행신초등학교~~

막내오빠 아들 

조카 정훈이가 다녔던 학교입니다

 

어릴 때 한 집에서 살아서인지

고모부를 좋아하는 조카인데요


아이들을 좋아하는 남편은

힘쎈 장난꾸러기 정훈이가 귀여워서

방학이나 명절날 같은 때 조카들을 모이게 하고 이야기를 들려 주지요

 

모두 남자 조카들인만큼 남편이 창작한

 재미있고 신나는 호랑이 씨리즈로

조카들이 호랑이를 용감하게 무찌른다는 황당한 이야기들이지요


호랑이 이야기에 잔뜩 기대를 한 정훈이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지만

 

다른 조카들은 좋아하는 멋진 핼리콥터나 탱크등을 타고

호랑이를 멋지게 무찌르는데

막상 정훈이는 세발자전거를 타고 호랑이가 무서워서 운다는 내용~~ㅋㅋ

 

자신이 언제나 용감하게 호랑이를 싸워 이길까?

기다렸던 정훈이는 민망함에

문 뒤로 가서 숨어버립니다


삐진 정훈이가 문 뒤로 숨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가족들은 웃음을 터트리고

남편은 다시 정훈이를 달래서 무릎에 앉히고


멋진 모습으로 호랑이를 잡는다고

이야기를 해주면 정훈이의 얼굴이

다시 개구장이의 환한 얼굴로 돌아옵니다

 

어두워지는 학교 마당은 텅 비어 있고

 이 곳에서 공부하고 뛰어 놀던

사랑하는 정훈이는 지금 호주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지요.


조카가 행신초교를 다닐 때만 해도

이렇게 늦둥이와 함께 오리라곤 상상도 못했지요.

새삼 조카들은 훌쩍 크고 세월의 흐름이 실감나네요


모두들 자신이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멋진 조카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빠와 학교운동장에 오니 신난 하영이~

 

시소도 함께 타고 이것 저젓 다 해봅니다

그네가 없는 것이 조금 아쉽네요..ㅎㅎ

 

다시 학교를 나와 근처의 공원길을 걷습니다

 이 길은 엄마와 가끔 걷던 산책길입니다

 조금 걸으시다가 힘이 들면 벤치에 앉아 쉬곤 하셨지요.

사랑하는 친정엄마가 돌아가신지 벌써 만 일년이 지났건만

불쑥불쑥 사무치는 그리움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언제쯤이면 보고픈 엄마를 잊을 수 있을까요?...ㅠㅠ

 

 

 

우울한 생각은 애써 지우고

운동하는 사이좋은 부녀를 바라봅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곁에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것이고

그리운 가족을 마음으로

억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좋은 가족,든든한 가족,

언제나 힘이 되는 가족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