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귀하신 분~~

유보배 2014. 2. 23. 20:22

 

며칠만 소식이 없어도 궁금해서 전화를 하는

언니가 몇 주째 전화가 없습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조금 바쁜가보다고 생각했지요 

그래도 너무 소식이 없어 전화를 하니 받지를 않네요?

 

아무리 바빠도 전화를 했는데 연락도 없다니

조금 마음이 섭섭해지려고 합니다...ㅠㅠ

 

오늘 아침 주일이여서 교회를 가려고 세수를 하다가

갑자기 언니의 남편 권사님의 기도가 생각났어요.

 새벽마다 우리가정을 위해 기도해주시는 신실하신 권사님~

주일아침이였지만 전화를 하니 마침 언니가 받습니다

 

나는 반가우면서도  " 뭐야? 연락도 안주고.."라며 볼멘소리를 했습니다

"으응 미안해 언니가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그래"

그런데 언니의 목소리가 어째 이상하네요?

평상시의 밝은 목소리가 아니여서 가슴이 철렁합니다.

전화로 그동안의 사정을 알아버린 나는 너무 놀랬어요.

 

혈압은 높으셔도 평소 건강해서 그런 일이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뇌출혈로 중환자실에 계시다가 일반병실로 옮긴지가 얼마 안되었다는 것이에요

헐~~~세상에 연락 안 할게 따로 있지

어떻게 죽음 직전까지 가면서 연락을 안할 수 있단 말인가요?

 

나는 눈물부터 나와서 주체를 못하고 이야기를 듣다가

끝내 병원을 안 가르쳐주고 집으로 퇴원하면 오라는 언니의 말대로

박잡사와 약속한 예배시간이 늦을 것 같아 그냥 끊었어요.

 

잠시 후

교회를 가려다가 이건 아닌 것 같아요

나를 얼마나 사랑해주는 언니부부인데 지금 이러고 있나..

내 친 혈육이라면 내가 지금 당장 달려가지 않나?

 

병원을 안 가르쳐주려는 언니에게

다시 전화해서 그럼 완전 절교라고 말하며

하영이는 시은이네 가족에게 박집사는 제니퍼에게 부탁하고

서둘러 병원으로 달려 갔습니다.

 

내게 있어 언니와 권사님은 정말 특별한 사람들입니다

가장 힘들 때 나를 위로하고 내 편이 되어주었으며

언제나 무조건 믿어주고 사랑해주는 고마운 분들이지요.

 

늦둥이 하영이를 가졌을 때도

제일 먼저 먹고 싶었던 올갱이 해장국을 사주며 기뻐하셨던 분.

채시라를 닮았다며(내가 생각해도 전혀 아니지만) 항상 예쁘다고 칭찬해주시는 분

믿음이 신실해서 항상 성경읽고 기도하시는 분

5개국어를 능통하게 하시는 똑똑하신 분

소년처럼 해맑게 웃으시는 깨끗하고 욕심 없는 분

 

오빠같은 권사님이 사경을 헤메다가 의식이 돌아왔다니요?

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니 언니는 정말 나빠요.

폐를 안끼치려는 너무 깔끔한 성격도 문제구요

전철에서 나와 병원 건물이 보이니 눈물부터 흐릅니다

 

역시나 언니와 권사님을 만나니 눈물이 주르르르..

 마른 권사님의 손을 만지다가 그 모습이 너무 애처로워 안아 주었어요.

의식을 완전히 잃고 나중에는 발까지 까매진 권사님은 하나님은 은혜로 살아났는데요

무의식 중일 때 하나님이 자기에게 생명수를 주셨다고 하더래요

정말 천국은 있고 하나님은 계시는 것이 확실하지요?

 

셋이 손 잡고 기도를 하는데 아멘 아멘 하시더라구요.

하나님께 너무 감사했어요.

지혜로운 아내의 현명한 판단과 두 남매의 헌신적인 사랑과 돌봄으로

듣는 것은 아직 힘들어도 표현은 다하고 말도 해요

다만 기운이 없으니 잠을 잤다 깼다를 반복합니다

 

그동안 병상에서의 일들을 언니에게 들으며 놀랐어요

딸내미가 아빠 간병을 위해 직장도 그만두고 얼마나 헌신적으로 돌보는지

언니도 놀랬다고 하네요.

 

언니와 아들도 직장과 병원을 오가며

세 사람이 똘똘 뭉쳐 기도하고 일체 외부사람들에게는 알리지를 않아서

시댁가족과 목사님을 제외하고는 내가 처음이랍니다

 

뇌출혈의 처음 증상은 어지러움이라고 해요

술을 마신 듯 비틀거려서 동네병원에 갔더니 큰 병원에 가보라고 해서

응급실로 들어왔는데 머리사진을 찍으니 뇌출혈이였답니다

바로 중환자실로 들어갔는데 2,3일 만에 너무 과한 것들이 들어가서인지

발도 까매지면서 걸어서 온 사람이 약물 과다에 의해 죽을 것 같아

모든 기구와 검사를 거부한 채 기본에 충실했답니다

 

언니가족은 권사님이 중환자실에 있는 2 주 동안

중환자실을 절대 떠나지 않고 잠도 쇼파에서 잤답니다

그러면서 계속 기도하고 사랑한다고 스킨쉽 해주고 말해주어서

병원에서도 아주 특별한 가족이 되었다고 하네요.

언니 말로는 환자가 중환자실에서 의식이 없어도 다 아는 것 같다고 해요.

 

지난 주에는 병세가 조금 좋아져서 일반병실로 옮겼구요

우리가 이야기 하는 동안 잤다 깼다를 반복하시면서도

사랑 많으신 우리 권사님 자꾸 내게 먹을 것을 주라고 신경씁니다

 

입맛 없다는 권사님에게 점심 드시는 것 꼭 보고 싶다고 말하니

와우~~ 죽 한 그릇을 정말 다 드셨어요

그리고 팔을 천천히 돌리면서 운동까지 하시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곁에서 돌보는 씩씩하고 야무진 언니의 모습을 보니

사람이 아플 때는 배우자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정말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기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