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이야기

스승의 날에 보내는 편지

유보배 2011. 5. 12. 15:24

 

 

해마다 5월15일 스승의 날이 돌아옵니다

그러나 해가 거듭될수록 웬일인지 축하받고 감사드려야 할 스승의 날은

주인공이신 선생님들은 물론이고 아이를 맡긴 학부모들조차도 부담스러워지는 날이 되어버린 것 같아

마음 한 켠이 서글프고 씁쓸한 마음마저 듭니다.

예전에 저희가 학교를 다닐 때에는 스승의 날이 되면 모두 함께 노래를 불렀지요.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아직도 제 기억속에 남아 있는 것을 보면 꽤 오랜 세월동안 이 노래를 불렀겠지요.

선생님 가슴에 꽃도 달아드리고 마음을 모아 선물도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서울 세검정초등학교 시절 지극히 평범하고 한쪽 구석에서 얌전하기만 했던 제게

4학년 담임이셨던 최각형 선생님은 어린마음에도 잊을 수 없는 고마운 분입니다

늘 수업시간에 아이들 앞에서 노래를 시키시며 수줍은 저에게 많은 자신감을 심어주셨고

진심으로 예뻐하며 사랑해 주셨습니다.


세월이 흘러 저는 사랑스러운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29살 큰딸과는 무려 20살 차이의 늦둥이 딸 초등학교 2학년 하영이가 있어요.

큰딸 주연이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지금은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구요.

하영이가 태어나던 2003년 저희가족은 남편의 직장(용인시축구센타)을 따라 인심 좋은

용인시 원삼면이란 곳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어요.

아름다운 자연과 여유가 있는 이곳 생활이 좋았지만 막상 하영이가 초등학교를 들어갈 때가 되니

서울에서 학교를 다닌 언니와는 달리 교육적 환경이 다소 다른 시골에서 어느 학교를 보낼까?

많은 고민과 기도를 하다가 집에서 가까운 좌항 초등학교를 선택 했습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좌항리에 있는 좌항초등학교는 그런 저의 염려가 무색하리만큼

하영이의 학교생활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한 학교입니다 .

사람들은 혹시 시골이라서 모든 것이 부족하고 선생님들도 그렇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정말로 잘못된 편견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오히려 대도시의 복잡함과는 달리 자연과 벗하며 소그룹을 통한 섬세함이 강점이죠 .

좌항 초등학교는 한 학년에 한학급인 작은 학교지만(5학년은 두학급)

자랑할 만한 어린이 도서관에는 다양하고 많은 책들이 있구요

어린이들의 도서대여는 물론 지역주민까지도 이용할 수 있답니다.

그곳에는 다양한 활동으로 아이들의 책읽기를 도와주려는 윤순옥 사서선생님도 계시구요.

엄마들의 독서 동아리모임인 노란민들레도 있어요. 물론 저도 회원이랍니다.

저번에는 용인시대표로 뽑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도 했습니다.


늘 돕겠습니다..라는 특별한 학교 교훈

저는 처음 6글자의 좌항초 교훈을 들었을 때  참 신선했어요.

서로가 서로를 이기려는 요즘 같은 경쟁시대에

어려서부터 남을 배려하는 긍정적인 아이들로 자라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겸손하고 정직한 모습으로 아이들에게 참된 자아관을 심어주어

대접을 받기보다는 섬기려는 모습의 학교교훈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학교에 축구부가 있어서인지 마당에는 인조잔디가 있어 다칠 염려가 없어 안전하구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터에는 흙도 있고 나무도 있고 푸른 하늘도 있습니다.

녹색어머니로서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길을 위해 봉사를 할 때는

어머니들에게 따뜻한 모닝커피를 타주시는 장하선 선생님이 계시구요


아~ 장하선 선생님은 우리하영이 1학년 담임선생님이셨는데요.

아이들의 책읽기와 일기에 대해서는 탁월한 능력과 관심을 가지신 분이셨어요.

하영이가 글쓰기를 좋아하게 된 것도 다 1학년 담임선생님의 가르치심의 덕분 같아요.

아침 교통지도를 하다가 운동장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모습에 또 한번 놀랐습니다.

우리 1-6학년 모든 전교생들이 음악에 맞추어 건강달리기를 하는 것입니다.

교장선생님도 아이들도 또 선생님들도 모두 달리기를 하더라구요.

몸이 약한 하영이도 웃음 가득한 즐거운 표정과 신나는 몸짓으로 열심히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달리기를 하는 모습에 가슴이 찡하도록 감동 먹었으니까요.


그런가 하면 아이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늘 돌봄 교실도 있습니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들에게도 좋구요.

저 같은 전업주부엄마에게도 늘 돌봄 교실은 꼭 필요해요,,,,ㅎㅎ

아이들의 특성에 맞추어 여러가지 다양한 활동들을 할 수 있으니 감사하구요.

무엇보다도 아이들을 안전하고 확실하게 사랑해주시는 김영숙 보육선생님이 계시답니다.

 

저는 조운섭 교장선생님은 특별히 존경합니다 .

보통 교장선생님에게서 느껴지는 권위 같은 것은 전혀 느낄 수 없답니다.

언제나 학부모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시고 들어주시려 노력하시는 세심함이 감사해요.

교장선생님이 젊은 감각으로 신선하시니 학교가 깨끗하고 참 좋습니다.

저번 운동회날 또 한번 놀랐어요.

왜냐하면 운동회가 끝나자 교장선생님이 모두 학교식당으로 가자고 하셨죠.

그래서 교장선생님도 어린이들도 참석하신 어르신들도 학부모님들도 선생님들과 함께

모두 모두 학교 급식실에서 제공해주신 맛난 점심을 함께 먹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수고하신 샘들을 부모들이 대접해야 하는데 죄송하게도 거꾸로 대접을 받아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지만 한편으로 우리하영이가 다니는 좌항초교는

정말 섬김의 아름다운 본을 보이는 학교 같아서 감사하기도 했어요.


스승의날 선생님들의 고마움에 대해 쓰려했는데

어느사이 우리 좌항 초등학교 자랑이 되어 버렸네요.

하지만 저는 좌항초는 자랑할 만한 학교라고 자부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하영이 2학년 담임선생님이신 이숙자 선생님이 계십니다.

터프한 것 같으셔도 솔직하고 정감 있으신 이숙자 선생님

아이들에게는 숙제가 없는 부담 없는 학교생활로 인기가 있으시고요.

학교에서는 교무부장으로서 많은 일들을 하시나봐요.

순수하고 맑은 아이들과 사랑이 넘치시는 훌륭한 선생님들이 계시니

우리 학부모들의 마음은 다같이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 아닐까요?

 

저희들은 어린 자녀들을 선생님들에게 믿고 맡겼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믿고 신뢰하며 존경하는 학교교육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1년 365일 어린아이들과 함께 그들의 아름다운 꿈과 비전을 이루어주기 위해

애쓰시고 수고하시는 선생님들에게 무한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스승의 날을 맞아서

직접 찾아뵙지는 못해도 이렇게 부족한 글로나마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이숙자 선생님~~

수줍음과 부끄러움 많은 하영이를 자신감 넘치고 씩씩한 아이로 키워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고맙습니다.

우리선생님들 최고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