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를 좋아하는 보배는
빈센트의 작품을 모방하며 그릴 때 행복하고요
완성이 되면 바라보며 더욱 뿌듯합니다
그런 엄마의 마음을 잘 아는
늦둥이 하영은 빈센트와 관련된 책을 보면 사주고
새로운 소식들을 발견하면 알려주는데요
다음번 작품으로 무엇을 그릴까 고민을 하니
이 책에 나온 이 그림을 추천하네요?
'타라스콩으로 가는 길의 화가'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안타깝게도 2차 세계대전 중에 파손이 된
6개의 그림 중에 한 점이에요
빈센트 반 고흐 타라스콩으로 가는 길의 화가
아를, 1888년 7월
1944년에(마그데부르크에서) 파손된 작품
파손된 작품이어서 그런지
이 작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별로 없는데요
1988년 7월에 태오에게 쓴 편지를 보면
빈센트가 파리 생활을 청산하고
경제적인 걱정 없이 마음껏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화가공동체 설립을 꿈꾸는 힘든 시기여서
모든 밀려오는 걱정과 근심을 물리치며
더 열심히 작업에 몰두했을 것 같은 마음이 들어서
책에 쓰여 있는 편지를 소개할게요
우리가 나이 들어간다는 것 그것이 현실이다
나머지는 존재하지 않는 상상에 불과하다.
그 말은 사실 너보다는 나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었어.
나이에 걸맞게 행동하고,
무조건 많이 작업하기보다 진지하게 구상하며
작업에 임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거든.
가끔 공허해진다고 했지? 나도 똑같다.
뭐랄까 우리가 사는 이 시대를 진실되고 위대한
예술의 르네상스로 볼 수도 있겠지.
공인된 케케묵은 전통이 여전히 건재해 보이지만,
실상은 무력하고 나태한 관습에 불과해졌어.
하지만 새로운 화가들은 고립된 채
가난하게 지내면서 미치광이 취급을 받는다.
그리고 그 결과 실제로 사회생활에서
미치광이가 되어버리는 자들도 있어.
그런데 너도 이런 르네상스 초기 화가들과
똑같은 일을 하고 있어.
왜냐하면 네가 그 친구들에게 돈을 대줘서
그림을 그리게 하고, 그 그림을 팔아서 돈을 마련해 주니까
그 덕분에 그들은 계속해서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지.
어느 화가가 그림 작업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성격 파탄에 이르면 가정생활이며
사회생활이며 많은 부분까지 망가져
그 결과 그 화가는 물감으로만 그리는 게 아니라
거기에 마음의 상처, 자기부정,
자포자기의 심정을 섞어 표현하게 될 테지
그러면 너 역시 노력한 만큼 보상받지 못할 뿐 아니라
이 화가처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네 성격도 망가질 수 있어.
왜 이런 말을 하냐면,
네가 간접적이기는 해도 화가의 삶에 끼어들면
나 같은 화가들보다 훨씬 생산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야.
너는 미술상의 삶을 열심히 살면 살수록
그와 비례해서 훌륭한 예술가이기도 한 거야.
그것이 딱 내가 원하는 방식인데....
나는 어떠냐면
나는 더 방탕해지고 병을 앓고 깨진 항아리처럼
몸이 망가질수록 창의적인 예술가에 가까워진다.
앞서 얘기했던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처럼
틀림없이 현실은 이렇다.
하지만 예술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고,
마치 부러져버린 고목의 뿌리에서
묻어나는 초록색 새순처럼
르네상스는 너무나도 정신적인 것이기에
예술은 하지 못하고 그저 푼돈으로 생계나
꾸려나갈 뿐이라는 생각이 들 때면
마음 한편이 쓸쓸해진다.
그러니까 정말이지
네가 나에게 예술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줘야 해.
어쩌면 나보다 더 예술을 사랑하는 네가 말이야.
물론 알고 있다.
이건 예술의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라는 걸.
그러니 내가 자신감과 평온함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더 잘 그리는 것이라는 걸.
( 빈센트 반 고흐, 영혼의 편지들 세트 3권 중에서....)
자신감과 평온함을 되찾기 위해서
그림을 더 잘 그리려고 하는 마음을 응원하면서
수채화로 열심히 따라 그렸는데요
그동안 마음을 쓸 일들이 많아서
완성한지 2주가 지난
오늘에서야 작품을 블로그에 올립니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가난했지만
살아있는 예술을 사랑하고
작품에 대한 불꽃같은 열정만큼은
세상 누구보다도 진실하고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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