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오베르 쉬르 우아즈 교회를 그리며..../ 보배의 묵상

유보배 2024. 2. 13. 18:04

1890년 6월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캔버스에 유화, 93 ×74.5cm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 소장 < 반 고흐 > 

 

보배가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따라서 그릴 때는

그 작품을 오래 간직하고 싶기 때문인데요

 

ㅎㅎ 그래서 책이든 방송이든 어디서든

그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두 눈이 반짝거리고 두 귀가 쫑긋하게 열리죠

 

그런데 그리면서  마음이 안타까운 것은

고흐는 성도들이 드나드는

입구가 아닌 교회의 뒤편을 그렸다는 거예요

 

1884년 뉘에넨의 교회를 그릴 때만 해도

예배를 마친 성도들이 나오는

교회의 모습을 그렸거든요

 

왜 고흐는 입구가 아닌 뒤편을 그렸을까?

너무도 외로웠던 고흐였지만 

자신에게 등을 돌린 사람들이 부담스러운 것일까?

 

보배도 교회를 다니지만

입으로는 하나님의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행동은 따라가지 못할 때가 많은데요

 

힘들어하는 이웃을 못 본 체

외면할 때는 없었는지

좋아하는 사람들하고만 교제를 하지는 않았는지

 

고흐가 그린 이 그림을 보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며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게 되더라고요

 

오베르 언덕에 자리 잡은 오래 된 성당

한여름의 짙은 청색을 배경으로 

조금은 흔들리는 듯한 이 교회를 그리면서

 

외롭고 힘든 고흐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래도 저기 걸어가는 한 여인을 보면

고흐는 여전히 사람들을 사랑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는 되도록 더 많은 것을

사랑하며 살아가야 해

진짜 힘은 바로 거기서 나오기 때문이란다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은

더 행복할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믿을 수 있어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

 

 고흐가 동생에게 쓴 편지의 글을

계속 반복해 읽다 보니

성경의 요한복음 말씀이 생각납니다

그때 누군가 저 교회의 성도 중에

한 사람이라도

외롭고 아프고 힘든 고흐의 손을

 

따뜻하게 잡고 이야기를 들어주었다면

눈을 맞추며 웃어주었다면

고흐는 힘을 얻지 않았을까요?

 

주님~~ 우리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한 것 같이

우리도 서로 사랑하게 하옵소서

 

고흐가 죽은 뒤 그의 주머니에서 

테오에게 쓴 부치지 않은

편지가 발견되었는데 그의 마지막 편지였어요

 

"아, 정말이지

우리는 오직 그림으로만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