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

너무나 그리운 엄마...임종예배를 드렸어요

유보배 2012. 3. 14. 22:39


수술용침대에 누워 온몸이 힘들고 아플텐데도 

걱정하는 자식들을 향해 

 잔잔한 웃음을 보이며 수술실로 들어가신


이세상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엄마가

고통의 14시간 만에

너무도 충격적인 모습으로


우리들 앞에 덜컹 실려 나왔습니다

어제까지도 눈을 크게 뜨시며

우는 나를 향해 울지말라고 다독이던 엄마가


지치고 상한 모습의 차가운 주검이 되어

황당하게 누워있습니다

도대체 이 무슨 경우란 말입니까?


어떻게 이렇게 되실 수가 있는지

이순간 가장 끔찍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절대로 믿고 싶지 않은

기막힌 엄마의 죽음 앞에서

엄마를 부둥켜 안고


엄마의 얼굴에 내 얼굴을 비벼대며

슬프게 슬프게 오열했습니다


의사는 기계와 약물에 의해 호흡하고 있는 엄마가 

아직까지는 무의식 속에서도

사망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엄마의 얼굴을 비비며

예수님 믿고 천국가 세요 엄마~

이 말만을 수없이 반복하며


이세상에서의 사랑하는 엄마와의

마지막 작별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어요


얼마나 가슴 아프게 울었는지....

그 당시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갑작스런 이별 앞에 처참하게 무너지는 가족들을 지켜보며 

서울대 출신의 박사인지 의사인지 미운 사람은

자기도 마음이 아팠는지 


우리 엄마를 살리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다며 

고개를 숙인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1시간 이상 엄마를 마음껏 안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더군요

 

처음에 우리들에게 CT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수술은 설명하던

자신감은 다 어디로 갔는지 ..


엄마의 사망진단서를 보니 


사망원인의 (가)직접사인은 상행대동맥파열

(나)중간선행사인은 대동맥벽내혈종

(다) 선행사인은 대동맥류 (라) 다의 원인은 고혈압이라 적혀있고


수술의 주요소견은

상행대동맥근부파열, 대동맥벽내혈종,

상행대동맥류였어요

 

정확한 의학적 용어는 잘 모르겠지만

엄마의 심장이

생각보다 아주 심각하게 나빠지고 있었는데


허리시술을 한다고 피를 묽게 만드는

 아스피린까지 끊었으니

자식된 도리로 너무 무심했고 무지했던 것은 아니였나 ..


후회와 죄책감이 밀려와 마음이 더욱 괴롭습니다

 

사망 일시는 3월7일 수요일 오전 11시 5분

11월 5일은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이니

 내가 잊을래야 잊을 수 없게 만드는

 사랑 받고 싶은 욕심장이 엄마입니다



아무리 울고 불고 서운해도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순간


오천교회에서 최대영목사님과 유전도사님

그리고 안장로님이 오셨습니다

수술을 마친 엄마를 그냥 문병하기 위해 오셨는데요


이제 생각해보니 엄마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혼란스러워하는 보배를 위로하고

 또 부끄러운 구원이지만


긍휼하신 주님께서 마지막 순간에라도

 주님을 영접한 엄마의 영혼을 위해 임종예배를 드리라고

급하게 보내주신 천사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전 11시30분경

최목사님 주관으로 간단하지만

정성스런 임종예배를 드렸습니다


목사님은 마지막 순간이라도

하나님께서 어머니의 영혼구원을

선물로 주셨음을 꼭 믿어야한다고 말씀하셨지요


그 말씀이 얼마나 위로가 되고 소망이 되는지

돌이켜 생각하면 그때의 예배가

얼마나 소중하고 얼마나 감사한지요


그때부터 마음을 다스리려 애를 썼습니다

 

시간을 두고 하나님의 때에

주님께서 엄마를 구원해 주실 것을 

확실하게 믿었던 저는


처음에는 엄마의 갑작스럽고 어이없는 죽음을

도저히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어 많이 힘들었지만


임종예배를 드림으로

황당한 슬픔에서 벗어나려고

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엄마는 지금 고통이 없는 아름다운 천국으로 가셨으니

너무 괴로뤄하지 말자...라고 다짐해도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물은 그칠 줄을 몰랐지만

우리 형제들은 자기의 감정을 최대한 누른 채

 큰오빠의 주관으로 순서에 따라

엄마의 장례식 절차를 밟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