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

엄마와의 약속 /신세계 본점에서....

유보배 2010. 9. 29. 21:21


추석 때  친정에 가서 엄마를 뵈었는데

바쁜 남편 때문에 점심만 먹고 오니

엄마는 반가워 하면서도 섭섭해 하시는 것 같아서


추석 끝나고 월요일에 강남 신세계에서

엄마를 만나기로 약속했다



만나자고 하면 언제든지 좋아하시는 엄마는

기다리는 며칠 동안에도

우리 집으로 3~4통의 전화를 하셨다


나이가 80세가 넘으시니

혹시 내가 일이 생겨 못 나올까봐

자꾸 확인을 하시는 것이다

 

그런데 약속한  날이 장날이라고

멀쩡하게 건강하던 하영이가

주일저녁 가족과의 외식에서  피자와 파스타를  과하게 먹었는지


새벽 2시부터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면서

계속 토하고 배가 아프다고

잠을 잘 못 잤다

 


어린 것이 얼마나 힘들까..

아침에도 먹은 죽을 토하니

마음속에 갈등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기처럼 딸과의 약속을 기대하며

외출 준비를 하시는 엄마가 이 사실을 알면

하영이를 걱정하고 또 실망하실까봐


전화도 못 하겠다...ㅠㅠ

 착한 우리 하영이는 밤새 토하느라

 두 눈이 쏘옥 들어갔다


그래도 학교 갔다 올테니

할머니 만나고 오랜다

 그래~  배 아파도 학교는 가야 하니 그냥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자!


다른 이의 부모님는 아직 80세가 되지 않으셨는데도

치매가 와서 가족들이 안타까워

상심하고 마음 아파하는데...

 

아직은 건강하셔서 딸과의 데이트를

즐기시고 기다리시니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인가?


하영 때문에 점심시간보다 조금 빨리 만나자고 하니

오전 11시15분에 벌써 도착하셔서

어디냐며 전화를 하신다.


우리는 10층 식당가에서 만나 

 정다운 이야기를 나누다가

12시가 넘어 무얼 먹을까?


한식 ,중식, 일식 등

함께 먹을 맛난 메뉴를 고르는 것도

ㅎㅎ우리 엄마의 몫인데


오늘은  명절 끝이라 거한 음식보다는

깔금한 비빔냉면으로 의견 일치~~

 

신사면옥에서 매콤한 회냉면을 먹고

 팥빙수를 좋아하는 우리 모녀는


10층 라쿠치나 보다는 

지하에 있는 팥꽃나무집 팥빙수의

깨끗하고 담백한 맛을


더 좋아하기에 식사를 한 다음에는

 지하로 내려간다

 

팥빙수 한 그릇을 다 먹고 나면

이제 커피스테이션 폴바셋으로 자리를 옮긴다

우리 모녀는 한 잔으로 충분하다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수다를 떨며

달콤한 플레인 슈크림을

카푸치노와 함께 먹다가


아이쿠~~~이런 이런 사진 사진!! 

또 잊어버렸네...

ㅋㅋ 중간이라도 찍고

 

 호들갑스럽게 카메라를 들이대며

 엄마 모습을 블로그에 올려서

나중에도 오빠들과 많이 볼 거라며


엄마에게 웃는 얼굴로 포즈를 취하라 하니

엄마는 늙은이를 뭐하러 찍느냐고 하시면서도

수선 떠는 딸의 말에 응해 주신다


엄마 ~ 표정이 우울해보여.. 웃어요 하니까

착하게도 빙긋이 웃으신다


아픈 하영 때문에 다른 때보다는

조금 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섰다


엄마를 배웅하고 돌아서는 손에는

  외갓집 음식과 고기 좋아하는 주연이를 위한

쇠고기 산적이 들려 있다

 

엄마 지금처럼 건강하게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예수님도 꼭 믿으셔서 구원 받으시고


영원히 사랑합니다^^ 

우리 엄마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