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

우리 엄니의 옷 투정/ 후드폭스 코트(이헌영)

유보배 2011. 1. 11. 19:55

 

한 달 전부터 우리 엄마는 외투가 무겁다며

가벼운 옷 타령(?)을 하셨다

 

원래부터 옷을 좋아하는 멋쟁이 우리 엄마는

장롱 안에 옷이 가득해도

봄,가을 날씨의 변화에 맞추어 외출을 할 때면


언제나 이런 말을 하신다

"이 옷은 이래서 어떻고 저 옷은 저래서 어떻고~~

요사이 입을 마땅한 옷이 없네~~~

 

은근히 옷 탐이 많은

우리 집안 여자들의 내력인지도 모른다

나도 우리 딸도...ㅋㅋㅋ


아니 어쩌면 모든 여자의 공통된 말인지도 모르겠다

 

모처럼 서울 친정 집에 온 보배는

효도를 하기 위해 

엄마를 모시고 옷을 사 드리러 갔다

 

예쁜 외투가 많은 엄마지만 

 가벼운 옷이 좋다고 하시니

좀 더 가벼운 모직 코트만 열심히 고르는데


우리 엄마 표정이 어째 영~~~

"그런 거 말고 가벼운 거 말야

나이가 있으니 무거운 것은 못 입겠다"


그럼 엄마가 한 번 골라봐

오잉?  엄마의 시선이 계속 오리털 패딩에

꽂히는 게 보인다


저번에 패딩 파카 사드렸잖아 엄마!

'아니 사람들이 이쁘다고는 하는데

그건 조금 푸해서..."(뚱뚱하고 뻣뻣해 보인다는 )

 

무언가 젊은이들처럼 조금 변화있게 입고 싶은

멋쟁이 82세 여심의 마음도 모르고

 점잖은 옷만 권해 드렸으니


눈치 없는 딸 같으니라구..ㅋㅋㅋ

이제 엄마의 신선한 마음을 완죤 파악한 

보배는 엄마와 매장을 돌며

 

엄마 마음에 쏘옥 드는

이헌영 브랜드에서 진한 베이지색의

 후드폭스 코트를 하나 골랐다

 

집으로 돌아와 사진을 찍자고 하니

 앞모습은 싫다고 하셔

뒤로 돌아서게 하시고 찰칵!!


"우와~ 우리 엄니 30년은 더 젊어 보이시네"

 

그러자 우리 엄마가 하시는 말씀

" 얘 모자를 쓰니  꼭  도둑놈 같다~~???"


웃음보가 터진 여인 3대

너무 웃겨서 배꼽 빠질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