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2003년 수능 기도회/ 세검정감리교회에서

유보배 2010. 11. 18. 16:55

 

 

2003학년도 수능 시험 하루 전 날.
내일 수능시험을 본교인 상명여고에서 시험을 치른다는 주연이의 말에 눈물이 쏟아지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느낍니다

내가 시험을 보는 것도 아닌데 덩달아 이삼일 전부터 마음속의 갈등과 긴장감에 잠을 잘 못 이루었으나
의지할 곳은 하나님 밖에 없어서 새벽기도만은 빠지지 않고 악착같이 갔습니다.


꼭 시험을 잘 치루게 해달라는 말보다는

 이번 수능이 주연이와 가족들에게 그리고 교회의 다른 친구들에게도

믿음의 산 증거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어요

수능일 아침 8시40분까지 교회에 가야했지만 밤새 잠을 뒤척이고 새벽기도를 다녀온 후

제주도로 전국 체전을 떠난 남편을 배웅 후 도저히 체력이 받쳐주지 않아 누워있는데 감사하게도

교육목사님이신 천영태목사님이 왜 안오냐며 전화를 주셨습니다.


챙겨주시는 고마운 마음에 자리를 털고

서둘러 수능 기도회가 열리는 세검정감리교회 목양관 3층으로 올라가니

교인 여러분들이 이미 기도회를 시작하시고 계시네요


첫째시간인 언어영역이 지나가고 수리영역 기도회에 원호성목사님이 시편의 좋은 말씀주시고 기도해 주셨는데
작년보다 교회에서 함께 기도하시는 분들이 조금 많은 것 같아요

점심시간이 되어 주방의 권사님,집사님들이 정성껏 차려주신 식사를 염치없는 마음으로 먹고

유치원에서 커피한잔까지  얻어 먹고 올라오니 고마운 경집사가 나를 찾고 있네요
고맙고 기특한 동생 같으니라구....제자훈련 끝나고 와 주었구나~~~

사탐, 과탐시간에 들어오신 김문영 전도사님.

아직 자녀도 없는데 우찌 우리 수험생 어미의 마음을 그리 잘 아시는지...
주시는 말씀, 찬송에 주책없는 눈물이 주르륵 주르륵 흘러 내립니다.


내가 훌쩍거리니 옆에서 기도하는 덕선이도 덩달아 훌쩍거리고...
급기야 손잡고 중보기도 할 때는 흑흑흑..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경집사는 주연이는 위해 했겠지만 나는 경집사 아이들인 형우,형주보다 남편 조영환집사님 기도만 나오네요
어쩌면 덕선에게는 지금 사랑하는 남편기도가 더 간절했기 때문이겠지요

사탐,과탐의 긴 시간이 끝나고 외국어 영억시간이 시작되기 전
항상 밝으신 정애량 권사님의 주장으로 으쌰으쌰 엄마들 몸 푸는 체조까지 하고요. 성령충만합니다
작년 수능기도회보다 여러가지로 업그레이드 되어 순서도 다양하며 날씨마저 포근하고 분위기도 밝고

엄마들 표정도 환한 것 같으니 기분도 좋습니다

작년 수능기도회때 엄마들에게 말씀으로 많은 감명을 주신 한철희 전도사님이 외국어 영역시간에 들어오셨네요
한전도사님의 현재의 점수보다는 앞으로의 자녀들의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한 백번 옳으신 말씀이 끝나고 ...

천목사님의 천금같은 한 마디~~~여러분 믿음 기도도 하시고 그래도 수능점수도 잘 나오게 기도 하세요.


그래 맞아! 바로 수능점수. 더욱이 중요한 영어시간이 아닌가?
작년에 점수가 좋지 않았던 에미로서는 귀가 번쩍이는 소리입니다..ㅎㅎ

 

어쩔 수 없는 우매한 인간인지라, 자식에게 약한 어미인지라.
당장 눈 앞에 펼쳐지는 급한 현실에 드디어 속이 보이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하나님 주연이가 만점..

아니 모의고사처럼 가까이라두 나오게 해주세요 ..하는 속보이는 기도를 간절하게도 합니다...ㅠㅠ

같이 기도하는 엄마들끼리 수험생만큼이나 긴장한 뻣뻣한 뒷목과 어깨를 풀어주려고 지압에 안마에...

서로가 서로 해주며 위로하는 정겹고  따뜻한 시간입니다.
특히 하태숙권사님,이종애집사님의 지압은 거의 프로수준이여서 단숨에 스트레스가 풀리고 시원하네요

제2 외국어는 선택이기에 마지막 시간이라 생각하고 우리 엄마들끼리
우리 교회 수험생 명단을 보며 한명 한명마다 이름을 부르며 찬양을 합니다
나의 등뒤에서 도우시는 나의 주~를 김정숙권사님의 기지로 너의 등뒤에서 너를 도우시는 주로 바꾸어 박수를 치며

한아이 한아이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찬양을 불렀지요.

누군가 매년 수험생 주제가로 하자는 말씀도 계셨을 정도로 한 마음이 되어 마지막 수험생까지 모두 빠짐없이 찬양을 마치니 

딱 정각 5시!  신기하게도 외국어영역이 끝나는 시간이네요.

교회에 모여 함께 중보 기도하셨거나 제2외국어 시험을 안보는 자녀의 어머니들은 가시고
몇 분 안되지만 마지막 6시10분까지 우리보다 수험생들이 더 잘 되기를 바라시는 것 같은 이주용전도사님과 함께 기도했습니다

아침만 해도 몸이 너무 안좋아 기도회 중간 일찍 갈까...하는 갈등이 있었는데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첫째 하나님의 크신 은혜요

수험생들을 위해 많은 사랑과 기도로 관심을 보여주신 목사님들과 전도사님들
그리고 수능과 직접적인 상관없이도 교회의 수험생들을 위해 내 아이처럼 기도해 주신
여러 권사님,집사님들의 고마우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년 수능기도회에는 저 분들처럼 기도로 중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래보구요
우리 세검정교회는 정말 좋은 교회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조금 후에 만날 딸 아이의 수능결과에 떨리는 마음으로

하지만 너무 감사한 마음으로 걸음을 재촉하며 집으로 향해 갑니다. 

감사해요 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