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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보낸 사람)영화를 보고.../용인 롯데시네마

유보배 2014. 2. 14. 23:01

 

속회 식구들과 신이 보낸 사람 영화를 보고 왔어요.

북한의 14만 지하교인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다룬

감동적인 기독교 영화라고 해서 특별한 기대를 하고 갔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정치범으로 아내와 함께 수용소에 끌려갔던 주철호(김인권)가 자신의 목숨은 건졌지만

아내를 잃고 혼자 살아 남은 것에 대한 죄의식을 떨쳐 내지 못해서

2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죽은 아내와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을 사람들을 데리고 
탈북에 성공하는 긍정적 내용의 영화라고 생각 했어요.

혹시 주인공은 순교할지도 모른다는 정도의 막연한 생각...


하지만 신이 보낸 사람은 나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영화였습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아기를 가진 주철호의 부인 영미씨를 너무도 잔인하게

고문하는 첫 장면부터 영화는 끔찍하고 충격적이였어요.

 

영화를 보면서 먹으려던 고소한 팝콘은

놀랍고 민망한 마음에 의자 밑으로 내려 놓고

타는 속으로 콜라만 빨아 먹었습니다

 

저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을까?

이 영화는 왜 다 죽이는 걸까?

주인공과 몇 사람만 죽이고 나머지는 탈북하게 해주지..

어째서 저렇게 힘없고 맥없이 다 죽는단 말인가?

 

영화라면 무언가 속시원하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나와야지

어찌 이렇게도 계속 당하면서 죽어야만 하나.

영화를 보면서 무거운 스트레스만 쌓이는 구나...

 

보는 내내  여기저기서 한숨 소리가 들려 왔어요.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 차라리 외면하고 싶은 마음도 들고

아픔과 슬픔 속에서 이상한 분노마저 일어납니다

 

왜 신이 보낸 사람이 저렇게 아무런 힘도 못 쓰고

사람들이 꿈꾸는 가나안으로 데려다 주지도 못하고

오직 예수님만을 의지하는 저 불쌍한 사람들을 다 죽어가게 만드는 거지?

사람들을 마구 죽이는 저놈들을 향해 수퍼맨처럼 강하게 응징하고

 빨리 도강하게 만들어야하지 않나...

 

어리석은 내 생각 위로, 피 흘리며 죽어가는 주인공의 얼굴 위로

예수님의 피 묻은 십자가가 오버랩됩니다

예수님을 자기들의 압박과 설움으로부터 구원해 줄 메시야라고 믿었던 사람들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은 채 십자가에서 처참하게 죽어가시는 주님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마저 두려움에 뿔뿔이 도망가 버렸습니다.

 

예수님을 무엇이든 다 이루어주시는 성공의 방패로 여기지는 않았는지...

어쩌면 그것은 주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편하고 안락하고 풍요로운 삶을 추구한

내 자신에 대한 회개와 깊은 부끄러움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죽은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울던 손주가 예수님 사진으로 가면을 만들어 쓰고

지붕 위에서 사람들을 바라다 볼 땐 정말 가슴이 쿵~하고 놀랐어요

예수님이 우리들을 그렇게 슬픈 눈으로 바라보시는 것은 아닌가 하고요.

 

그 어떤 것도 보장되거나 존재하지 않는 북한 땅의 참혹한 현실 속에서

오직 기도밖에 할 수 없지만 죽음 앞에서도 그 기도의 끈을 놓지 않는 

 그들을 향한 죄스러운 마음과 우리의 욕심많고 못난 모습들을 말이죠.

 

아무리 어렵다 해도 북한에 비하면 모든 것이 넘치도록 풍요로운 우리들이지만

우리는 정말로 진실하게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했던가

아니 핍박 받는 북한을 위해 뜨거운 눈물로 회개하며 기도했던가.

 

우리들은 영화가 끝나고 엔딩장면이 다 올라가도록

그 자리에서 선뜻 일어나지 못했어요.

임집사는 눈물을 계속 훌쩍거리고 김집사와 박집사는 탄식소리를 냅니다.

원집사님도 "우리가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하는데..." 하십니다

 

북한을 위해 기도를 해야 하니 북한의 실상을 알고싶어 영화를 보고

기독영화이니 기독교 문화를 위해 우리가 봐(?)주어야 한다는 배부른 생각은

상상을 초월하는 비참한 현실 앞에 얼마나 사치스러운 생각이였는지...

 

감동보다는 우리의 진정한 회개가 필요한 영화 같아요.

우리가 마음대로 먹고 돌아다니고 자유스럽게 신앙생활 하는 것이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하고 복된 삶인지요.

 

그런데도 우리는 불평,불만하고 게으름 피고...ㅠㅠ

기도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큰 죄인지를 영화를 통해 깨닫습니다.

 

시체 더미에서 일어나 두만강변을 걸어가는 어린 꼬마와 아기의 울음소리...

언젠가는 복음으로 회복되는 미래의 북한 모습이라고 믿습니다

그 아이들을 신앙으로 아름답게 지킬 수 있도록 다함께 기도하고 싶어요.

 

영화 내용을 너무 말해버린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지만

사람마다 느끼는 것은 다 다르니 영화를 직접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영화시간은 18:20, 20:40, 23:00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