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과의 데이트/레고무비 영화감상문

 

 요즘 하영이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언니에게 말하나 봐요.

치과검진 가는 날 근처에서 영화 보자고 큰딸내미가 전화가 했네요

무슨 영화를 자꾸 보냐고 하니 하영이가 좋아하는 레고영화랍니다.

 

레고 좋아하는 친구들을 위해 포스터도 가져갑니다.

 

언니가 오기 전 막간을 이용하여 장남감을 사는 하영이

아이들은 왜 저런 것을 좋아하는 것일까요?

어른 눈에는 한번 가지고 놀다 버리게 되는 부실한 것으로만 보이는..ㅎㅎ

 

 

 

결혼과 직장생활로 바쁜 중에도 동생을 생각하는

큰 딸의 마음이 고마워요.

올해에만 4 편의 영화를 보여주네요...ㅠㅠ

 

영화관람과 팝콘, 콜라는 떨어질 수 없는 찰떡궁합~~

콜라는 치아에 치명적인데...ㅋㅋ

 

아이들의 만화영화지만 겨울왕국처럼 재미있으려나

기대를 조금 하고 봅니다

 레고 캐릭터들의 화려함과  웅장한 거리와 건물, 액션은 볼만하지만

주인공의 노란 에밋이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 하며

도사같은 비트루비우스도 나오고..

처음에는 조금 황당하기도 하고 뭐가 뭔지 도통 잘 모르겠더라구요.

 

어제  이상화 스피드스케이팅 보느라 잠도 못자서

그냥 눈감고 잘까하다가

하영이가 자꾸 재미있냐고 물어보는 바람에 자지도 못하고..ㅎㅎ

하지만 특별한 모험 레고무비의 매력은

 영화의 중반을 넘어서야 알 것 같습니다.

 

노란 얼굴의 평범한 미니피겨 에밋은

 레고세계를 구원할

스페셜 마스터빌더로 오인받게 됩니다. 

마스터빌더란 창의적 아이디어로 무엇이든

 조립할 수 있는 능력자를 말하는데요

얼떨결에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와일드 스타일과 함께

 사악한 악당인 로드 비즈니스와  맞서 싸우게 되지요.

프레지턴트 비지니스는 겉으로는 인자하고 성공한 사업가지만

 비밀리에 세계를 정복하려는 사악한 폭군이에요.

 

레고무비는 설명서를 보고 모든 것을 순서대로 통일감있게 제작하려는 자들과

창의성을 발휘하여 자기 마음대로 자유롭게 만드려는

 세력간의 갈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많은 케릭터들 중에도 여자친구(와일드 스타일)를

언제나 든든하게 도와주고 끝까지

생각해주는 배트맨은 멋지네요..ㅎㅎ

 

레고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수많은 캐릭터와 각종 자동차와 교통기관

주변에서 흔히 보는 일상 공간들인

빵집, 수영장, 상점, 소방서, 경찰서...

또 쉽게 가보기 어려운 중세의 성과 우주 공간, 

 상상력을 동원하는 해적, 스타워즈 등

 그 종류만 해도 수만 가지가 넘고 가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물론 가끔 남자 어른들도

레고를 열광하고 좋아하는 것을 보면

작고 단순한 블록조각으로 상상속의 수많은 세계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영화 속에서도 우주선은 잠수함이 되고 트럭은 금세 건물이 되구요

거대한 도시와 광활한 서부 등 만들 수 없는 것이 없고

갈 수 없는 곳이 없더군요..ㅎㅎ

 

영화의 후반부에 웬 아저씨와 귀여운 아들이 등장하는데요

그때 비로소 깨닫습니다

아..내가 바로 아이의 창의성을 방해하는 악당 프레지턴트 비지니스구나!!

그동안 귀찮고 망가지고 지저분하다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아이의 창의성을 방해했는지...ㅠㅠ

 

어버지는 무언가 규칙과 질서대로 잘 정돈되어 있는 것을 원하지요

그래서 접착제를 이용해 블록들을 움직이지 못하게 합니다

하지만 아들은 끊임없이 창의적이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싶어해요

그때마다 아들은 제지를 당하게 되는데요.

마지막에 아버지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아들에게

마음대로 만들수 있는 자유를 허락합니다

너무 기뻐하는 아들에게 아빠 작업실에서

접착제를 없애고 모든 것을 허용하지만

단 동생을 데리고 놀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기뻐하는 아들은 동생을 데리고 놀라는 말에 기겁을 해요

이후 나타나는 동생의 커다란 블록을 보며

우리들은 빵~~터졌습니다

마지막 장면이 정말 매력적인 영화에요.

설명서대로 조립해야 근사하고 멋지다는

고정관념은 접어야 할 듯...ㅎㅎ

그대로 해도 되고 또 마음대로

창의적으로 만들어도

좋은 레고블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