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

하영이와 아빠/ 늦둥이 사랑

유보배 2010. 12. 8. 12:02




2004-06-24 오후 11:58:04


열흘 만에 대구광역시장기 시합을 우승하고 남편이 돌아왔다

갑자기 쨘~ 하고 나타난 아빠를 보고

 놀라 잠시 머뭇하던 하영이가

이내 두 팔을 벌리더니 찰싹 안긴다.

 


 

 

 이리 오라고 하자 아빠에게 더 매달린다.

강제로 떼어내려 하자

꺅 ~ 소리를 지르며 결사적으로 안 떨어지려한다.


아빠가 움직이는 대로 그 뒤를 징징거리며

안아 달라고 졸졸졸 따라 다니는 것이

 꼭 강아지같다.


 

 

그런 어린 딸이 신기하고 귀여워 어쩔 줄 모르는 남편.

하영이가 소리를 지르며

안 떨어지겠다고 매달릴 때마다


놀란 토끼 눈이 되어 아부지를

 알아본다는 기쁨으로

남편의 까만 얼굴은 행복으로 하나 가득 환해진다.

 

자주 보지 못하는 아빠인데도

하영이는 신기하게도 아빠를 좋아한다.

그래도 언제나 1순위는 엄마였는데 여기서 순위가 바뀌는가?


장난으로 우리 아빠야 하며

남편에게 안기니

낑낑거리며 1순위 엄마를 밀어낸다.

 

아니 요것이!

밤이나 낮이나 시간 맞춰 분유 먹여줘,

팔이 저리도록 안아줘,

ㅎㅎ 고약한 응가 냄새마저도

뿌듯하게 느껴주는 예쁜 엄마에게?

어찌 이럴 수가 있남?


영원히 엄마만 사랑할 것 같았던

 하영이가 아빠에게 착 붙자

마음이 조금 서운하기도 하지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