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

엄마와 고대병원/ 순환기내과(심혈관센터)

유보배 2011. 3. 4. 15:32

 

 

심장에 부정맥이 있는 친정엄마는 4개월에 한 번씩 고대안암병원 심혈관센터 순환기내과에서 정기검진을 받으신다하영이도 개학을 하고 여선교회 부흥집회로

 

 2주간 엄마를  찾아 뵙지 못했더니(그사이 넘어지셔서 얼굴도 다치심)

 

전화속 엄마의 목소리가 기운이 없다

 

죄송한 마음에 검진받는 병원으로 간다고 하니
금세 아기처럼" 그래에~? "하며 밝아지시는 우리 엄마 정말 기뻐하신다

 

 

 

아침부터 서둘러 병원으로 도착하니

 예약시간이 11시30분인데

엄마는 1시간 전부터 미리 오셔서

 

목이 빠져라 입구 쪽을 바라보시며

보배를 기다리시는 모습에

마음이 쨘하다

 

 

 

본관 뒤쪽으로 새로 지은 심혈관센터에는

많은 노인분들로 가득 차서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다.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100세를 바라본다는 말이

 병원에 오면 실감이 난다

 

 환자의 대부분이 어르신들이다

 

 

 

우리엄마도 건강하신 편이지만 아픈 종류에 따라

 

  이병원 저병원..서 너군데를 다니신다

 

 어르신들 돈 지출의 반 이상이 병원이라고 들은 것도 같다...ㅠㅠ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늦어지거나 혹은 불규칙해지는데

 

 이를 부정맥이라고 한다

 

 

부정맥은 노화에 의한 근육질이 연약해서

 생긴 심장질환이라서 지속적인 영양 공급이 중요하다니

  피곤해 보이는 엄마에게 홍삼엑기스를 드리니

 

 

 

쓰다며 한 입만 먹고는 주신다

 

당신이 쮸쮸~하고 빨던 것을 보배에게 주시니

 

 

에고...우리 하영이가 먹던 것 같으면 먹겠는데

 

ㅋㅋ 아무리 엄마를 사랑해도

그대로 먹기가~~


 

깔끔하신 울엄마도 나이가 드시니 어째....

 

 

 난감해하자 옆에서 우리 모녀를 지켜보시던

어떤 아주머니의 한 말씀...

 

 

호호호 ...내리사랑은 있어도

올리사랑은 없는 법이에요~

 

 

ㅋㅋ 그 말씀이 조금 거시기해서

 휴지로 엄마의 침이 묻었을 부분을

살짝 닦으며

 

 

정말 엄마를 사랑하니까 먹는다며

 

결국은 입술에 닿지 않도록

짜서 먹었다...ㅠㅠ

 

 

 

 

 

 

 

11시 45분정도가 되어 엄마의 호명이 불려지고

 

 

 

 

담당이신 심완주 선생님 앞으로 가자.. 

 

넘어져서 다치신

 엄마의 얼룩덜룩 눈두덩이를 보시고

 어머~ 큰일날 뻔 하셨네요

 

 

저는 미용성형 하신 줄 알았어요

 

헉~~미용성형??

우리는 한바탕 소리내어 웃었다

 

 

 

 

 

친절하신 의사샘 앞으로만 가면~~~

 

 어쩌고 저쩌고...

말씀이 길어지시는 우리엄마

 

 

 일시적으로 무언가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겨울에는 혈압도 오르고 하지만

 

다행히 심장도 혈압도 다 괜찮으시댄다

 

 

선생님이 처방해주신 약을 먹고

 4개월 뒤에 다시 오시랜다

 

병원에 가보면 의사샘도 아무나 하는 직업은 아닌 것 같다

 

 

많은 환자들 일일이 상대하려면 힘들 것 같다

 

환자를 긍휼히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을 때

 

그 사명을 기쁘고 감사하게 여길 것같다

 

 

 

 

 

요즘 병원은 자동화기기로 편리함이 많은데..

 

문제는 노인들이 쉽게 사용을

 못하시는 것이 문제다..ㅎㅎ

 

 

 

 

3월 초지만 꽃샘 추위 탓인지

 

날씨가 꽤 쌀쌀해

 따뜻한 것을 먹으려 본죽에 갔다

 

 

엄마는 녹두죽 나는 해물죽

 

본죽이라도 지점마다 맛이 다 다르다

 

학생들이 많아서 그런지 양도 많았지만 맛이 탁월했다

 

 

해물죽은 각종 신선한 재료가 가득 들어갔고

 

녹두죽은 진하고 고소해

 엄마 입에 딱 맞으시댄다

 

우리는 음식점 장소가 조금 작아

창문을 바라보는 자리에

 앉아서 먹게 되엇는데

 

 

 

오히려 대학가 앞의 이것저것

활발함이 넘치는

거리 풍경을 보게 되어 더 재미있었다

 

 

 

 

 

식사를 했으니

 

어느 커피집을 갈까?

 

의자가 편한 곳이면 좋겠는데..

 

 

 

 

 

 

ㅎㅎ 아무리 맛있는 커피도

 우리 엄마의 입에는 다 쓰다

 

엄마는 핫초코를 달지 않게 주문하고

 

보배는

 

 좋아하는 카푸치노에

시나몬 가루를 듬뿍 뿌려 주세요 ~~~

 

 

 

아직도 부르르는 울리는 진동벨에

깜짝 놀라며 받아 온

달콤한 티랴미슈 케익과 함께

 

                                                                               

 

 

 

갓 대학에 입학한 어린 새내기와 젊은이들의

 에너지를 팍팍 받으며 커피를 마신다

 

                                                                                        

 

 

 

다친 눈두덩이는 색들어간  안경으로 김추고

나오는 웃음을 참으시며

자...어서 찍어라~~ㅎㅎㅎ

 

 엄마~

그거 아세요

 엄마를 사랑해서 마니마니 담고 싶은거랍니다

 

자기 자식은 열심히 찍어도

부모님을 이렇게 열심히 눌러대는 딸은

별로 없을텐데...킥킥킥

 

자화자찬 보배랍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