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

엄마 옷에서 그리운 엄마냄새가 나요/ 사진을 찍으며....

유보배 2012. 4. 1. 23:30

 

홍익교회를 다녀온 주일 오후

언니와 오빠는 가게에 나가고

아이들은 모두 외출을 하고

하영이와 단둘만이 남았습니다


아직도 여전히 그리운 엄마방~

아무도 없으니 또 다시 엄마생각으로 가득해져서

엄마의 흔적을 뒤적거려 봅니다

 


엄마가 돌아가신지 한 달이 다 되어가도록..

시어머니방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올케언니가 정말 고맙습니다


언제나 보고싶어 그리워하던 손주들의 사진, 

좋아하시던 꽃그림과 푸른 화초,

즐겨보시던 텔레비젼. 어두울 때 사용하시던 손전등


모든 것이 그 자리에 있건만 ...

이 방 물건들의

주인만 안 계시네요

 

열어 본 서랍속에 담겨있는 엄마의 속옷

그리운 엄마냄새가 나는 것만 같아

얼굴을 묻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어린 딸 하영 앞에서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꺼이 꺼이 소리를 내며 울었지요

 

하루에도 몇 번씩 눈물을 흘리는

엄마를 지켜보는 하영이기에

놀라지는 않지만


이번에는 강도가 너무 세다 싶었는지

 한마디 하네요


엄마~~그렇게 자꾸 슬프게 울면

할머니가 안 좋아하실 걸 ..


그래서 엄마에게 울지 말라고 하셨잖아?

그러니가 이제 그만 울어~ 응?

 

정신없이 울던 나는 어린 딸의 말에

카메라가 생각났습니다

그래 지금의 엄마방을 영원히 볼 수 있는 블로그가 있었지!!

 

평상시 집에서 입던 엄마의 실내복들

조금 커도 며느리나 딸들이

가끔씩 입기도 했던 편한 옷들...

 

 

 

우리엄마는 옷을 참 좋아했습니다

83세의 할머니지만

예쁘고 멋지게 차려입는 것을 좋아하셨지요


옷 좋아하는 여자들이 그렇듯이

옷장에 옷이 가득해도

외출을 하실 때면


마땅한 옷이 없다는

 말을 하시곤 했으니까요

 


 


 


 


평소 성격이 깔끔하신 편이라

원래는 계절별로 나눈 옷장이

더 깨끗했는데요


저번에 우리 엄마 주머니에서

돈찾는 보물찾기 한다고

뒤죽박죽이 되었네요


그래도 그냥 사진속에 담았어요

찍고보니 정말 사진이란

참 좋은 선물이군요


이렇게 몽땅 보고싶은 엄마의 흔적과

 추억을 기억할 수 있게 해주고


엄마의 사랑을 언제라도 꺼내어

볼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친구니까요

 

마지막으로 엄마가 즐겨 애용하시던 돌침대입니다

아직도 이곳에 누우면

사랑하는 엄마냄새가 나는 것 같아요

 

조카들이 외국에 가는 4월 중순까지

주말마다 오게 될 

그립고 사랑하는 친정집~


왜 엄마가 살아계실 때는 그리도 인색했을까요?

후회를 해보아도 나오는 것은

 한숨과 눈물 뿐이에요

 

하지만 천국에 계시는 엄마가

진정 바라시는 것은

이런 바보같이 나약한 모습이 아니겠지요

 

아들이 많고 딸이 귀한 친정에서

가족들 모두를

더 사랑하고 아끼며 화목하게 만드는



우리 모녀의 기쁨조 활약을

기대하고 계시리라 믿어요

엄마~~힘을 내도록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