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요리

추억의 효자동 기름 떡복이

유보배 2011. 6. 9. 14:45

 

 

얼마 전에 서울에 친구 만나러 갔던 큰딸 주연이가

제가 좋아하는 효자동 기름떡복이를 사왔어요

모든 종류의 떡복이를 좋아하지만  기름떡복이에는 특별한 추억이 있습니다

 

옛날 배화여중을 다닐 때..

학교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는 버스를 타러 가려면 효자동 통인시장을 지나야 합니다

그 통인시장 안에는 우리들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집이 있었는데요

그집은 바로 할머니와 며느리(딸?)분이 하는 기름 떡복이 집이에요

시장안에 있는 조그만 한옥집이였는데요

 

얼굴이 하얗고 퉁퉁하신 할머니와 눈이 크시고 마음이 좋으셨던 아주머니는

커다란 철판위에 매운떡복기와 간장떡복이를 원하는 대로 볶아주셨어요

 

기름 떡복이집은 인기가 좋아 학생들로 항상 붐볐구요

자리가 좁으면 안채의 마루까지 들어가 먹었답니다

 

우리들은 머리에 스카프를 쓰신 할머니가 까맣고 둥근 철판에

커다란 정종병같이 생긴 병에서 기름을 쑤욱 붓고는

떡복이를 신나게 볶으시다가  차례를 기다리는 친구들에게 

순서대로 한접시씩 담아주고 나중에는 누룽지같이 조금 탄 찌거기가 생겨요

아이들은 그것이 더 맛있다고 서로 달라고 애교를 떨 던 기억도 납니다

 

중학교 3년 동안의 추억이였는데..

그후에도 그맛을 잊지못해 가끔씩 가서 먹었구요

나중에 결혼을 해서 주연이를 임신했을 때

난데없이 효자동 기름떡복이 생각이 나서

어린조카까지  데리고 다니며 사 먹었어요

 

이제는 많은 시간들이 흘러

주연이도 미국에 사는 조카 지훈이도 모두 성인이 되었는데도

가끔씩 효자동 떡복이가 먹고 싶다고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때로부터 40년 정도가 흐른 지금  그분들은 모두 돌아가시고 ... 

당신들이 할머니께 배운  원조라고 서로 말하는 두분의 아주머니가 계시답니다..ㅋㅋ

그때의 그맛은 아닐지라도 ..

선명치는 않지만 학창시절 추억을 생각하며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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