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 때 미술과 역사 시간을 좋아하던 보배~
그런 엄마의 유전자를 닮은 탓인지
큰딸은 역사 교사가 되었고 하영은 그리기를 좋아합니다
늦둥이 하영은 어릴 때부터 책이나 스케치북을 주면
몇 시간 동안 집중하는 조용한 아이였는데요
ㅎㅎ그 엄마의 그 딸인지 좋아하는 화가가 똑같네요
불꽃같은 열망과 고독을 작품에 쏟아 붓고
37세의 안타까운 나이로 생을 마감한
네덜란드의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인데요
그의 예술성 깊은 작품들도 좋지만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읽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를 읽고 나서부터에요.
잘 모르는 사람들은 고흐가 정신병이 있어서
자신의 귀를 자르고 권총으로 자신의 생을 마감한
비운의 천재 화가라고만 생각할지 모르지만
화가의 작품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인생과 생각을 이해하는 일이 중요한 것 같아서
서점에서 그에 관한 책들을 많이 보았는데
그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진심으로 사랑한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지난 달에 서점에서 하영이가 고른 두 권의 책이에요
한 권은 만화로 그린 이야기고요
한 권은 고흐가 동생 태오에게 보낸 편지에요.
이 책에는 동생 테오와 주고 받은 40여 통의 편지와
그가 남긴 그림들이 많이 들어있는데
그동안 바빠서 못 읽다가 어제부터 정독하기 시작했어요
에고~~예전에는 좋아하는 책을 붙들면
밤을 세워서라도 그 책을 다 읽었는데
눈이 침침하고 몸이 피곤해서리 중간까지 읽다가
오늘 오전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는데
햇빛이 잘 드는 베란다 흔들의자에서 읽다가
나이가 들었는지 허리가 아파서 ...ㅠㅠ
다시 식탁 의자에 앉아서 읽다가
이리 저리 장소를 옮겨가며
마음에 닿는 구절은 밑줄까지 치면서 다 읽었는데요
고흐는 유화 작품을 그린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연필, 펜, 백묵, 흑연을 사용해서
소묘 작품을 많이 그리고 수채화도 그렸더라구요
'슬픔' 이라는 이 작품을 보고 정말 놀랬어요
어쩜 이렇게 슬퍼보일까요?
고흐는 인간의 내면을 볼 줄 아는 사람이에요.
친동생 테오라는 고마운 지원군이 있었지만
늘 경제적으로 넉넉치 않아서
현실의 벽과 작품 활동 사이에서 힘들었고
엄격한 목사 아버지의 종교적 편견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원만치 않았던 반고흐가 너무 안타까워요.
그때를 기다리던 고흐~~~~
드디어 반고흐의 최고가 작품은 '가셰 박사의 초상'으로
1990년 8천250만 달러(약 880억원)에 팔렸고
128년이 지난 지금, 20년 만에 나오는 그의 경매작품이
(모래언덕에서 그물을 고치는 여인들)
65억원 낙찰 예상이라니 와우~ 놀랍지요?
그때에 누군가 그의 천재적 예술성을 알아주고
인정해주고 또 밀어주었더라면
안타까운 그런 죽음은 없었을지도 모를텐데요.
ㅎㅎ 수채화를 그리는 요즘
'어린이를 위한 명화 갤러리' 펼쳐놓고
자주 들여다보고 있는데요.
ㅋㅋ고흐를 좋아하다보니 괜히 고갱이 얄미워요
작품이 팔리지 않는 어려운 화가들을 위해
화가 공동체를 결성하고 싶어하던 고흐였는데
예술에 대한 견해 차이로 고갱이 떠나감으로
충격을 받은 고흐는 귀를 자르고~~~
(보배가 고흐를 좋아하다 보니 고흐 편에 서게 됩니당)
이 작품은 '아를의 침실'이라는 작품인데요
고흐가 자신의 방을 그린 것인데
우리 하영이가 이 작품을 그려달라는 거예요
에효~~모작을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지요
어설픈 솜씨로 유명한 작품을 흉내 낸다는 것은
그분의 명예를 손상하는 것 같아 망설여지지만
사랑하는 늦둥이를 위해서 그려봅니당
원래는 연보라색이었던 벽지가 세월이 흐르면서
변색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하영은 세 번째로 그린 (마루가 짙은 색)
'아를의 침실"이 좋다고 하지만
보배는 평안한 느낌이 드는 색채가 좋아서
연하게 보이는 두 번째 작품을 그리는데
실력도 부족하면서 유화를 수채화로 그리려니
ㅎㅎ 붓끝에 엄청 신경을 쓰게 되고
그러다보니 속도가 느려요
그래서 다음주 수요일까지 완성 계획이랍니당.
화가의 영혼과 지성이 붓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붓이 그의 영혼과 지성을 위해 존재한다
병은 있었지만 삶에 대해 진지했고 절절했던 고흐~~
누군가는 그를 괴팍하고 이상한 사람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들을 사랑한 위대한 화가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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