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길었던 하루(근로자의 날) / 하영과 재이 돌보미

유보배 2019. 5. 2. 11:20



아름다운 자연이 점점 푸르러져 가는

5월의 첫날이 시작되었지만

이른 아침부터 정신없이 바쁩니다요.


중간고사 시험 중인 하영이가

 자신 없어하는 통합과학을 보는 날이라

그것도 무척 신경이 쓰이는데요.


5월 1일이 근로자의 날이라고

어린이집이 휴원을 하니

우리 재이까지 얼른 가서 챙겨야 합니당.


그래서 부성애가 넘치는 남편이 이른 아침에

 큰 딸네 집으로 먼저 달려가고요

하영이를 등교시킨 뒤 부지런히 재이 네로 갑니다.


다정한 할배가 재이와 잘 놀아주고 있는데

회사가 아닌 자영업이나 직장에 출근하는 맘들이

 갑자기 아이를 맡길 때가 없으면 난감할 것 같아요.

 

우리 남편 같이 손주를 봐주는 경우에도

일찍 출근한 자기 엄마를 찾으며

우는 재이를 보니 마음이 짠하다고 하네요...ㅠㅠ


남편과 바통터치 후

재이에게 준비해 간 아침을 먹이고

동화책을 읽어줍니당.


읽다가 조금 쉬려고 신문을 보겠다는 핑계로

커피를 타서 창가로 가니

자기도 환한 곳이 잘 보인다며 따라와서 책을 보네요?


ㅎㅎ따라쟁이처행동하는 재이를 보며

(안경을 안 써도 환한 곳에서는 글씨가 잘 보여)

무심코 하는 말도 다 듣는구나~  깨닫습니다


그런데 귀여운 손주 재이와 놀면서도

 시선은 시계로만 가는데요

12시 30분이 지나면 전화가 오기에 그렇습니다.


수업을 마친 우리 하영이의 전화벨이 울리면

시험 망쳤다고 징징거릴까 봐

ㅎㅎ 가슴이 두근두근 겁이 나는데요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처음 보는 시험이라

준비를 철저히 하지 못했던

하영이도 당황해하고 그 모습을 보는 우리도 속상해요.


중학교와 달리 수능식으로 출제된 통과 문제에

 객관식 문항에서 생각보다 많이 틀리자

 차 안에서 참았던 눈물을 쏟습니당...ㅠㅠ


아빠가 우는 딸을 보자 마음이 아파서

그런 것은 아무것도 어니라며

많이 달래주고 바빠서 먼저 갔는데요


에고...식당에 들어와서도 눈물이 그치지 않는 하영

살다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요

등급에 목을 매는 아이들의 현실이 안타까워요.


속상한 이모의 마음을 알리 없는 천진난만 재이는

감기가 걸려서 커디션이 안 좋은데도 

부드러운 돈가스를 맛나게 먹으니 넘 귀여워요


그래도 엄마의 위로에 마음이 풀어진 하영이도

밥을 먹으니 감사한데요

에구~~ 새끼가 뭔지 가슴이 짠하네요.


ㅎㅎ 속상한 마음을 달래주려고

바로 앞에 있는 힐링정원으로 갑니당


놀이터를 찾던 재이도 꽃을 보니 좋아합니다.



알록달록 예쁜 꽃들이에요.


어린 조카와 고등학생 이모가 걸어갑니다


이모야를 학원까지 바래다주고

돌아서서 가는데요



빵집 앞 보라색 라벤다꽃이 너무 예쁩니다.


에고~~그런데 놀이터에 친구들이 한 명도 없어요

미세먼지가 있는 날이어서 그런가 봐요

착한 재이도 설명을 해주니 말을 다 알아 듣습니다.


집으로 들어와 양치질을 시키고

잠깐 전화를 하는 사이에

우리 재이가 코를 골며 낮잠이 들었네요?


샤워도 못한 체 막힌 코를 킁킁거리며 자는

어린 손주를 보니

핏줄이 뭔지 또 짠해오네요~~~ ㅠㅠ


ㅎㅎ그래서 잠에서 깨어난 우리 재이가

자기 엄마를 찾기 전에

즐거운 음식점 놀이를 하자고 유도합니당


'요리사 아저씨 맛난 피자 주세요~~~~" 

"네 네 ~~ 얼른 만들어 줄게요"

신이 난 우리 재이가 엄마를 찾지 않아요.


ㅎㅎ 그럴듯한 모양의 피자가 배달됩니다

시원한 음료수와 함께

보배가 좋아하는 버섯과 파프리카를 가득 올렸네요.


엄마가 올 때까지 계속되는 음식점 놀이~~

ㅋㅋㅋ 오늘따라 하루가 너무 깁니당

얼른 집에 가서 내일도 시험을 보는 하영도 챙겨야 하거든요


좋아하는 미술 수업에도 가지 못하고

어린 손주와 늦둥이를 챙겨야 하는 날이었지만

사랑할 수 있으니 감사하고 행복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