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

8cm 구두굽의 한계를 느끼다/ 증말 힘들어~~

유보배 2011. 9. 27. 15:19

 

지난 토욜 지인의 결혼식에 가는 날

꽃무늬 원피스에 무슨구두를 신고 갈까~


주연이가 옷에 맞추어 골라준 8cm 하이힐 

"야아~~이제 엄마는 그런 것 못 신어..

굽이 넘 높아"


"엄마 ~~그래도 신발이 중요해

옷에 어울리는 구두를 신어야 하니까

 정 힘들 것 같으면 싸가지고 가서

갈아 신어~ ㅋㅋ 핸드백도 크잖아?"


" 뭐라고라?

에이~ 내가 아직 그럴 나이는 아니지

이 정도는 신을 수 있다구!!"

 

 남편 선배분들에게 이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오랜만에 만나는 언니들에게도

촌스럽게(?)보이기 싫었나 봅니다

 

날씨도 화창하고 바람도 산들거리고

좌전에서 경일여객을 타고

남부터미널에 갈 때까지만 해도 좋았습니다


오랫만에 조금 짧은 원피스를 입고

날씬한 힐을 신고

껌딱지 하영이도 옆에 없으니


보배의 마음은

마치 30,40대로 돌아간 듯...

몸도 가볍고 기분도 상쾌했어요

 

결혼식 장소인 노량진으로 가려면

고속터미널에서 9호선으로 갈아타야 하는뎅

어째 조금 불편하고 이상합니다

 

뒷다리 발목부터 조금씩 저려오네요

평소에 신었던 5~6cm보다

2cm밖에 차이가 안나는데..


에구~~~이노무 환승역이

왜 이리도 긴지요


에고고~ 이제는 허리까지 불편해 옵니다


염치불구하고

노약자용 에레베이터를 타고 싶은

마음을 꾹~~~누르고


미니원피스를 입고

보기에만 예쁜 8Cm구두를 신고

뒤뚱거리며 걸어갑니다.


어깨에 맨 명품백은 왜 이리도 무거운지요

이래서 나이들면 가벼운 패브릭을 선호한다더니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아요...ㅠㅠ

 

가까스로 전철역을 나오니

허걱...이제 뒷머리까지 땡기는 것 같아요

마음같아서는 구두를 확 벗어던지고 싶어요

 

힘든 것을 억지로 참고

드디어 결혼식장에 도착하여 환하게 웃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분들이니 찡그릴 수가 없어요


그런데 결혼식장은 2층 피로연장은 3층

사람을 찾아 계단 위로 갔다 아래로 갔다

에궁~~멋부리다 다리 넘 아파요

 

결혼식을 축하하고

경숙언니와 커피도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생각할 것도 없이 강남 신세계에 들어갔습니다

3층으로 올라가 가장 저렴한 가격의 구두를 고릅니다

에스컬레이터 올라가는 곳에 트렌드북 행사매장이 있네요

 

때 맞추어 가격도 79000원 마음에 들고

모양도 무난한 5cm굽이 있네요

점원은 발에 맞는 것이 있으니 돈을 벌어(?)가는 거라나요^^


어쨌거나 입고 간 원피스와도 잘 맞고

일단은 발이 훨씬 편해집니당~~

발이 조금 편해지자 모처럼 들어온 백화점이니

여성복과 아동복을 어슬렁거리며 구경합니다


이리저리 10분 정도 돌아다녔나요?

이노무 뒷다리가 또 불편해오네요

발은 퉁퉁 불었고..

에궁..눈 앞의 예쁜 옷들도 다 귀찮아집니다

 

결국 강남 지하상가에서 25000원주고 산

나름 반짝이 보석(?)신발, ..ㅎㅎ

실내화처럼 가볍고 편한 신을 신고서야

마음 편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답니다.

 

집으로 돌아온

보배는 가족들에게 차례로 엄살을 부리며

주물러라 밟아라 부려먹습니다.

 

주연아~~네가 하이힐 신고 가라고 하는 바람에

엄마 넘 힘들어서 벗어 던지고 싶었어~

여보야~~ 나 전철타고 가다가 다리아파 죽는 줄 알았어!!

하영아~~엄마가 널 낳고 늙었나봐 ~~

 

주연이는 그러게 신발을 싸가지고 가서 신으라니까....깔깔 웃고

함께 못가서 마누라 고생시켰나 싶은 남편은 미안해하고

야무진 하영은 엄마~ 서울갈 때는 편한 신발을 신고 가야지


ㅋㅋ 우리 하영이의 말이 정답입니다.